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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전통표구에 대하여 2

팔여선사 산필 2013. 5. 26. 09:56

(2) 비단(緋緞)

비단은 중국의 한대(漢代)에 이미 짰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시의 가장 유명한 것은 양읍산(襄邑産)의 비단을 제일로 쳤고, 다음으로 사천(四川)의 촉금(蜀錦)이 유명하였다. 당나라 이후 비단 직조 기술은 더욱 발달하였는데, 특히, 사산조(SA-SAN朝)의 직법(織法)및 직문(織文)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견직물(絹織物)과 마직물(麻織物)의 생산 기술은 삼한사회 이전(以前) 시기에 습득(習得)된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신라시대에 와서 견직물 생산기술은 한층 더 향상되었고, 고급 견직물인 금(錦)이 생산되어 일본과 중국으로 수출되었다. 이조 전기까지 생산된 견직물의 종류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었다.

①견(絹) : 성기고 얇게 무늬가 없이 희게 짠 깁, 배접하여 서화의 족자, 병풍, 부채같은 것을 꾸미는 데에 씀. 춘추용 비단.

②주(紬) : 실이 굵은 견직물(絹織物)로 질김.

③겸포(謙布) : 여러 번 겹쳐서 된 견직물.

④금(錦) : 품질이 좋은 비단.

⑤라(羅) : 성깃하고 부드러운 견직물.

⑥사(紗) : 발이 성기고 가벼우며 얇아서 여름철 의복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견직물.

⑦능(綾) : 얼음과 같은 무늬가 있으며, 얇은 견직물.

⑧단(緞) : 비단(緋緞)의 준말로 두껍고 광택(光澤)이 있는 견직물. 겨울용 비단. 현재는 일반적으로 무늬가 들어 있는 화려한 직물을 비단이라 하며, 무늬 없이 명주실로 짠 피륙을 명주(明紬)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비단의 분류는 재료별로 견직비단(絹織緋緞), 면직비단(綿織緋緞), 화학비단(化學緋緞)으로 나눈다.

견직비단은 흔히 실크(silk)라 불리우는 것으로 곧,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천연의 실로 직조한 순수한 명주를 말한다. 일종의 동물성 섬유라 할 수 있는 명주는 제라틴과 질소를 함유한 유기화합물로 되어 있어 이것이 탈 때는 지글지글 녹으면서 새털 혹은 머리카락이 타는 심한 노린내를 풍기는데, 이 냄새는 제라틴의 분해에 의한 것이다. 불에 태우면, 부풀고 부드러운 검은 색의 재를 남기며, 손으로 만지면 쉽게 부스러진다. 가격은 매우 고가이며, 표구 작업시 물얼룩이 묻게 되면 잘 지워지지 않으므로 조심하여 신중히 다루어야 한다.

면직비단은, 무명실인 면(목화)으로 직조한 것으로 순수한 식물성 섬유이다. 이것을 불에 태우면, 매캐한 종이 타는 냄새가 나며, 비교적 소량의 부드러운 회색 빛깔의 재를 남기며, 손으로 만지면 매우 쉽게 부스러진다. 가격도 적당할 뿐만 아니라, 다루기가 쉬워서 표구용으로 많이 이용된다.

화학비단은 화학섬유를 주원료로 한 일종의 인공섬유 비단을 말하며, 불에 태워 보면 매우 고약한 화공 약품의 냄새가 나며, 딱딱하게 오그라 붙는 검정색의 재를 남긴다. 가격은 저렴한 편이나 화학섬유의 특성으로 풀칠 면이 잘 붙지 않는 결점이 있어 흠이다.

근대의 비단 중에는 오견(吳絹)과 홍견(紅絹)이라 부르는 것이 있었는데, 오견은 중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색깔이 다색(茶色)에 가깝고 실밥은 굵은 편이다. 홍견은 일본산으로 담홍색의 띠가 있으며, 근세의 화가들(주로 일본 화가들)이 이것들을 이용하여 그림을 많이 그렸다.


3. 풀(糊)

표구용 풀은 마치 인체의 혈액과 같다. 혈액이 순수하지 않으면, 혈액 속의 노폐물로 인하여 생명을 잃게 되는 것과 같이 표구용 풀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작품의 수명을 단축시키거나, 심한 경우 작품을 버리게 된다. 그러므로 표구용 풀은 오랜 시간을 삭혀 준 부패풀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풀을 삭혀서 사용하는 데는 두 가지 큰 이유가 있다. 그 첫째가 작품의 변질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표구의 중요 목적의 하나가 작품의 보존에 있으므로 수 십년 혹은 수 백년에 이르는 긴 세월 동안 완벽한 보존을 위해서는 풀의 질이 문제가 된다. 풀을 충분히 삭히지 않으면, 작품이 들뜨거나 심지어는 미생물의 일종인 곰팡이 균의 침해에 의하여 썩는 경우가 생긴다.

이와 같은 부패풀에 대한 지금까지의 상식적인 생각에 대하여 보다 학문적인 입장의 견해는 보통의 풀로서 표구를 해주면, 이것이 곰팡이 균류가 붙어 살기에 적당한 재료가 될 뿐더러, 장마철에 적당한 습도와 온도가 균류 생장에 적합한 환경이 되면, 미생물은 지류에 묻어 있는 불순물인 유기 물질을 분해하여 생장하게 된다. 이때 섬유질 지류인 경우 섬유질도 분해하여 최종에는 포도당으로 만들어 그것을 자신의 영향으로 섭취하는 것이다. 이 같은 과정으로 목재나 의류, 서화류(또는 서적) 등이 파괴된다. 그러므로 옛부터 중요한 표구물이나 서적을 꾸며 주기 위해서는 풀을 쑤어 수년을 저장하는데(옛 일본 京都의 표구사들은 13년 이상 땅속에서 삭힌 풀을 사용하였다고 하며, 현재도 일본 국립 박물관에서는 중요 문화재의 보수와 표구에는 20년 이상을 지하실에서 삭혀 준 풀을 사용한다고 한다.

둘째가, 작품의 유연성 유지 및 재표구시 작품과 배접지를 쉽게 분리해 주기 위해서이다.

표구에서는 작품의 완성 후 표지가 뻣뻣해지는 것을 금기로 여긴다. 뻣뻣한 것은 풀의 점성(粘性 : 끈기)이 살아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는데, 특히 족자인 경우는 바가지처럼 오그라들거나 반대로 뒤집어 지거나, 울기도 하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 그러므로 표구용 풀은 오랫동안 충분히 삭혀서 풀의 차진 성분인 끈기를 잠재워 주어야만 한다.

표구용 풀은 크게 화학풀과 천연풀의 두 종류로 나눈다. 화학풀에는 특수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C. M. C. P. V. Alcohol 액(液) 등과 주로 목재 접착과 벽지 도배용에 사용하는 일명 오공 본드라고 하는 것이 있다.

표구용의 화학풀로는 근년 일본의 표구사 가타오카(片岡)가 개발한 것이 있다. 이 가타오카 화학풀의 특성은 물에 잘 풀리며, 풀의 건조가 빨라서, 속성으로 표구를 완성하고자 할 때는 편리한 이점도 있으나, 초보자는 실패할 염려가 많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이 풀에 대한 충분한 사용 결과가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오랜 시간의 경과 후 작품의 변질을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다.

보통 표구용 풀의 원액으로는 앞에서 설명한바 와 같은 밀가루(小麥粉)를 물에 침전(沈澱)시켜서 만든 전분(澱粉 :녹말가루)만을 사용한다.

옛날에는 간혹 쌀이나 찹쌀 또는 녹두풀(주로 중국에서 사용)을 사용하였는데, 이것들은 비교적 밀가루 보다 찰기, 즉 점성(粘性)이 많기 때문에, 곰팡이 균의 착상을 도와서 작품이 쉽게 상하는 요인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한편에선 쌀풀이 더 좋다는 주장도 있어 앞으로 이에 대한 전문 기관의 체계적인 결과가 기대된다.



Ⅲ. 표구의 종류


1. 족자(簇子)

일반적으로 서화를 벽면에 걸어서 감상할 수 있도록 비단과 종이로 꾸며 준 축(軸)을 족자라 한다. 중국은 쾌축(掛軸)이라 하여, 북송(北宋)시대부터 서화를 표구하여 벽에 걸어서 감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래는 티벳 민족의 초기 불상의 도상(圖像)을 벽면에 걸기 위해서 만든 것이 시초였으며, 이것이 당대(唐代)를 거쳐서 한국과 일본에까지 전파되었다. 일본은 족자를 쾌물(掛物)로 부르며, 겸창시대(鎌倉時代 : 1185∼1336)에 중국의 한 선승(禪僧)이 족자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이를 배워 발전시킴으로서 일본 족자의 전통을 세우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날 족자를 장자(障子) 또는 조병(弔屛)으로도 불렸던 듯하다.

족자는 보통 전통 족자와 창작 족자, 절충식 족자의 세 가지로 대별되며. 국별(國別)로서 한국, 중국, 일본식 족자로 구분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제작하는 종류로는 평족자(平簇子), 명족자(明簇子), 이중선족자(二重線簇子), 복륜족자(復輪簇子), 당족자(唐簇子)등이 있다. 또한 지금은 거의 만들지 않는 것이지만 특별한 경우에만 사용하였던 몽금척족자(夢金尺簇子)도 있었다.


2. 편액(扁額)

편액은 중국의 한대(漢代)에서 사용하기 시작하였으며, 본래 고대 사찰의 처마 밑에 걸었던 글씨 또는 그림의 현판(縣板)을 그 효시(嚆矢)로 본다. 편액(扁額)은 편액(遍額)이라 적기도 한다. 현대는 흔히, 액자(額子)로 통칭하여 그냥 액(額)이라 줄여 말하기도 하며, 액틀, 액면(額面) 또는 현판(縣板)이라 통칭하기도 한다. 우리 나라 편액의 사용 시기는 자료의 부족으로 정확한 추정이 어려운 형편이다. 다만, 중국의 편액 기원이 한대에서 동진(東晋)에 이르는 기간에 해당되고 일본이 서기 818년을 편액 사용의 고대 문화 발전의 경로로 보아서 일본보다는 빠른 삼국시대 말에서 통일 신라 시대의 초기에 해당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액자의 종류는 틀의 형식과 구조, 테의 문양, 새틀면의 구조에 따라서 비교적 다양하게 나누어진다.


3. 병풍(屛風)

병풍의 역사도 매우 오래 되었으니, 중국은 한대(漢代)에 제소병풍(?素屛風) 이라 하는 것이 있었다 한다. 고대의 제소병풍은 오늘의 병풍 형식과는 구조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간편하게 접어서 손쉽게 보관할 수 있는 모습이 아니고, 펼쳐진 넓은 판을 그대로 이용하는 일종의 통병풍이다. 여기서 발전한 형식을 연병풍(軟屛風)이라 부르는데, 이것은 현대와 같이 나무로 틀의 골격을 만들고, 여기에 종이 또는 비단을 씌어 준 것이다. 연병풍은 여러 발전 단계를 거쳐서 오늘날과 같은 종이 날개식 병풍으로 완성된다. 종이 날개식 병풍은 첫째, 전후를 마음대로 꺾어 접을 수 있는 편리가 있고 둘째, 연폭의 연결 표구가 가능하며 셋째, 연결부가 치밀 견고해서 방풍(防風)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등의 여러 가지 특징이 있다.

병풍은 장풍(障風) 혹은 병장(屛障)이라고도 부른다. 또 뒷면에 펴서 의지하는 것이라고도 하였으며, 청방(淸防)이라고도 불렀다. 표면상 서화에 속하지만 그 기능은 방풍과 그림 치장은 물론 공간 차단의 효과라는 여러 면에 있어 단순한 감상용의 족자나 액자 따위보다도 공간에 대해서 보다 많은 포용성(包容性)과 함축성(含蓄性)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필수 세간에 못지 않은 실용과 가치를 지닌 가구의 하나로서 일반의 환영을 받았다.



Ⅳ. 서화의 보관법


모든 문화재의 보관 및 보존(保存)의 문제는 온습도(溫濕度)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특히, 동양화의 경우는 주지인 종이와 비단이 온습도의 변화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즉, 주위의 습도가 높으면, 주지는 습도를 빨아들이며, 건조하면 지니고 있던 습기를 빼앗긴다. 그러므로 습기를 흡수했을 때는 섬유질이 팽창하게 되고 건조하면 수축하는 작용이 반복되어 서화의 주지는 자연 손상을 입게 마련이다.

염료(染料) 및 안료(顔料)의 퇴색(褪色)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역시 습도이다.

습기의 방지를 위하여 약품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 방법은 서화를 따로 보관 할 수 있는 보관처가 있어야 한다. 그중의 하나가, 시리카겔(SILICA-GEL)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시리카겔을 서화와 함께 보관하여 정상적인 습도를 유지케 한다. 시리카겔은 청백색의 결정체로 습기를 먹으면 도화색으로 변색된다.

그 둘째가, 염화칼슘(Calcium)을 적당량 한지에 싸서 서화와 함께 넣어 주는 방법이다. 이 염화칼슘은 백색의 결정체로서 습기를 빨아들이면 회색으로 변색된다. 종이나 비단은 좀과 해충에 매우 약한데, 파라디크롤 벤젠을 살포하면 효과가 높다. 그러나 파라디크롤 벤젠은 약효가 빨라서 좋은 반면에 사용상의 주의를 요한다. 손쉬우면서 안전한 것으로는 크로르피린이 적당하다.

일반 가정에서는 위의 기화성(氣化性) 약품보다는 나프타린이나 장뇌(樟腦)를 한지에 싸서, 서화의 표면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주면, 약효는 느린 편이나 지속성이 있어 좋다. 이때 방습제와 방충제를 함께 넣는 것은 절대 피하도록 한다.

흔히, 서화의 보관처로서 철제 캐비넷을 이용하는데, 가능하면 목재의 상자를 사용하도록 한다. 병풍의 보관시는 접히는 면의 안쪽에 부드러운 종이를 대주고, 짙은색의 헝겊으로 덮개를 만들어 씌어 준다. 액자는 되도록 똑바로 세워 주며, 보로지 등을 액자의 뒷면에 대주고, 통풍이 잘 되도록 하여 보관한다.

출처 : 여행과 캠핑
글쓴이 : 소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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